트럼프 관세 선언, 글로벌 경제에 큰 파장… 세계성장률 최대 0.8%P 하락 전망
트럼프 관세 선언, 글로벌 경제에 큰 파장… 세계성장률 최대 0.8%P 하락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선언이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금융센터는 2025년부터 2028년까지 매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최대 0.49%포인트씩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으며, 이는 향후 3년 동안 약 2400조 원 규모의 실질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과 유럽 등 주요 무역 상대국들이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응하여 10% 수준의 보복관세를 시행할 경우 경제성장률 하락폭이 최대 0.8%포인트까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미국의 관세 결정은 기존에 미국이 주도하던 규범 기반의 국제 무역 질서에 심각한 도전이자 변화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코넬대학교의 무역정책 전문가인 에스와르 프라사드는 “미국이 주도하던 규범 기반 국제 무역 질서가 사실상 종말을 맞이했다.”고 진단했으며, 로이터 통신 또한 “세계가 그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미국의 영향력과 책임에 기반한 글로벌 시스템이 역사적인 전환점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기존의 무역 규칙을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무역 시스템 자체를 해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관세 분쟁이 글로벌 공급망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갈등이 코로나 팬데믹 당시 나타났던 글로벌 공급망 혼란을 다시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팬데믹 당시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인해 세계 경제는 심각한 물류난과 생산 차질을 경험한 바 있으며, 이로 인한 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 역시 심각했다. 이번 관세 전쟁이 팬데믹 당시와 유사한 혼란을 야기할 경우, 각국이 물가안정 목표치를 달성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러한 글로벌 공급망 위축은 미국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이 원자재 및 중간재에 대한 관세 인상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수밖에 없어 전 세계적으로 제품 가격 상승과 물가 상승 압력을 동시에 유발할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국들은 이미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해 강경한 대응 조치를 준비 중이다. 중국 정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국익 수호를 위해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즉각적으로 미국산 농축산물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일부 미국 기업들에 대해서는 전략 물자 수출을 제한할 계획을 밝혔다. 유럽연합(EU)은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조치 당시처럼 위스키, 청바지, 오토바이 등 대표적인 미국산 수출품목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할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캐나다 또한 강력한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는 “미국이 추가적인 관세 조치를 취할 경우 즉각적으로 300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미국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이후 추가로 1,250억 캐나다달러 상당의 미국 상품에 대해서도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 “유감”이라는 입장을 표명하며 신중한 대응을 하고 있지만, 상황 악화 시 추가적인 조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번 관세 충돌이 글로벌 경기 침체로 번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기존의 40%에서 60%까지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 경제 역시 이번 관세 분쟁에서 자유롭지 못해, JP모건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2%에서 0.9%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제조업과 수출 증가율 전망치 역시 각각 1.3%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 경제의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또한 관세 전쟁의 장기화가 자국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시장 개척과 무역 다변화 정책에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시장 역시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직전부터 아시아 주요 증시들이 급락했고,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며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급등했다. 달러인덱스 역시 전 거래일 대비 1.81% 하락한 101.93을 기록하면서 미국 달러의 글로벌 준비금 지위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 부채 증가 문제도 심각한 우려로 떠오르고 있다. 전 세계 각국의 채무는 이미 318조 달러라는 기록적 수준에 달했으며, 이번 관세 사태로 생산 감소와 경기 둔화가 장기화되면 국가별 정부 부채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관세 정책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이 지속될수록 세계 경제 활동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이미 소비자와 투자자의 신뢰 저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경고를 토대로 국제사회가 추가적인 대응책 마련에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