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전성시대, 왜 보안 정책이 먼저인가

AI 에이전트 전성시대, 왜 보안 정책이 먼저인가

AI 에이전트 보안 정책 섬네일

요즘 IT 업계에서 ‘AI 에이전트’라는 단어를 빠지지 않고 들을 수 있는데요. 단순히 질문에 답해주는 챗봇 수준을 넘어서,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까지 실행하는 자율형 AI가 기업 현장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속도가 너무 빠른 것이 문제인데요.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기업 애플리케이션의 40%에 AI 에이전트가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급격한 도입 경쟁이 펼쳐지고 있지만, 그에 맞는 보안 정책을 제대로 마련한 기업은 절반도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하네요.

그렇기에 이번 포스팅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어떤 방식으로 기업 환경에 새로운 보안 위협을 만들어내는지, 그리고 왜 기술 도입보다 보안 정책이 먼저여야 하는지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1. AI 에이전트, 얼마나 빠르게 퍼지고 있나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챗봇과 달리, 복잡한 목표를 스스로 하위 과제로 분해하고 외부 도구나 API를 활용하면서 실행까지 이어가는 자율형 AI 시스템인데요.

AI 에이전트란

일정 예약부터 데이터 분석, 이메일 발송, 코드 작성까지 ‘지시’가 아닌 ‘목표’만 주어지면 나머지를 스스로 처리한다는 점에서 기존 AI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가트너는 2025년 기준 5% 미만이었던 AI 에이전트 탑재 기업 애플리케이션 비율이 2026년 말까지 40%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글로벌 기업의 75%가 AI 에이전트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조사에 참여한 기업 100%가 올해 도입 로드맵에 AI 에이전트를 포함시켰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문제는 속도와 준비 사이의 간격인데요. 시스코(Cisco)의 보고서에 따르면 조직의 83%가 AI 에이전트 도입을 계획하고 있지만, 실제로 안전하게 구현할 준비가 됐다고 답한 곳은 29%에 불과했습니다.

AI 에이전트 보안 도입 계획

이미 활용 중인 기업을 기준으로 해도, AI 에이전트를 도입한 기업의 82%가 이미 에이전트를 사용 중이지만 보안 정책을 마련한 곳은 44%에 그쳤다는 조사 결과는 꽤 충격적이더라구요.

2. AI 에이전트가 만드는 새로운 보안 위협

AI 에이전트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율성인데요. 이 자율성이 바로 보안 측면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됩니다. 기존 보안 체계는 ‘사람이 판단하고 실행’하는 구조를 전제로 설계되어 있는 반면, AI 에이전트는 사람 없이도 권한을 사용하고 데이터에 접근하며 외부 시스템과 상호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1> 프롬프트 인젝션 공격

프롬프트 인젝션

AI 에이전트가 처리하는 데이터 안에 악성 지시문을 숨겨두는 방식인데요. 실제로 공격자가 배송 주소 입력 필드에 악성 프롬프트를 삽입한 뒤, 에이전트가 해당 주문 정보를 조회할 때 이 지시를 실행하도록 유도한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에이전트는 이 지시가 데이터인지 명령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구조적 취약점이 있는 거죠.

2> 기계 내부자 위협

업무 자동화를 위해 도입된 AI 에이전트가 해킹되면, 정상적인 접근 권한을 가진 채로 악의적인 행동을 하는 ‘디지털 내부자’로 변질되는데요. 기존의 내부자 위협 탐지 체계는 인간을 전제로 설계되어 있어, AI 에이전트의 비정상 행동을 구분해내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점이 큰 문제입니다.

3> 비인간 신원(NHI) 탈취

비인간 신원(NHI) 탈취

AI 에이전트는 API 키, 서비스 계정, 디지털 인증서 등 이른바 ‘비인간 신원(Non-Human Identity)’으로 시스템에 접근하는데요.

헌트리스(Huntress)의 2025년 데이터 침해 보고서에 따르면 NHI 탈취가 기업 인프라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공격 유형으로 지목됐습니다. 특히 개발자가 API 키를 설정 파일이나 깃 저장소에 하드코딩하는 경우가 많아, 한 번 탈취되면 몇 달씩 눈치채지 못한 채로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고 하네요.

4> 데이터 유출의 구조적 위험

접근 권한이 서로 다른 50개의 에이전트가 중앙 집중식 데이터 손실 방지(DLP) 계층 없이 운영될 경우, 각 에이전트가 잠재적인 데이터 유출 지점이 됩니다. 공격자 입장에서는 가장 광범위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에이전트 하나만 뚫으면 되는 셈이죠. 이런 방식으로 개인 식별 정보(PII)나 지적 재산이 의도치 않게 유출될 경우 전 세계 매출의 최대 4%에 달하는 GDPR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점도 기업 입장에서는 큰 부담입니다.

3. 실제로 일어난 사고들, 그 피해 규모는

보안 위협이 이론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여러 실제 사례를 통해 확인이 됐는데요. 몇 가지 주요 사례를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슬랙 AI 데이터 유출 (2024년 8월)

연구원들이 비공개 채널에 간접적으로 프롬프트를 주입해, 기업 AI가 민감한 대화 내용을 요약하여 외부 주소로 전송하도록 조작한 사례가 공개됐는데요. 에이전트가 처리하는 데이터 자체에 공격이 숨어있다 보니, 기존 보안 솔루션으로는 사전에 차단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2> 제조업체 구매 시스템 조작 (2025년)

한 제조업체의 구매 담당 AI가 3주에 걸쳐 공격자의 조종을 받으면서, 50만 달러 미만의 모든 구매를 인간 검토 없이 자동 승인하도록 변조되었는데요. 그 결과 10건의 개별 거래를 통해 500만 달러 상당의 허위 구매 주문이 실행됐습니다. 에이전트가 일상적인 업무 행동과 유사하게 동작했기 때문에 이상 탐지 자체가 어려웠다는 점이 더 심각하게 느껴지더라구요.

3> OpenAI 플러그인 공급망 공격 (2025년)

오픈소스 에이전트 프레임워크에 악성 로직이 삽입되면서 47개 기업의 배포 환경에서 에이전트 자격 증명이 탈취됐는데요. 공격자들은 이 자격 증명을 이용해 6개월 동안 고객 데이터, 재무 기록, 독점 코드에 접근한 후에야 발각됐습니다. 내가 신뢰하는 프레임워크나 라이브러리 자체가 공격 벡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인 만큼, AI 공급망 보안의 중요성도 함께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4> 딥페이크 화상회의 사기 (2025년)

국제 엔지니어링 기업 아럽(Arup)의 직원이 AI로 생성된 딥페이크 영상만으로 구성된 화상회의에 속아 2,500만 달러의 피해를 입은 사건도 있었는데요. 에이전트가 직접 개입한 사례는 아니지만, 생성형 AI와 자율형 AI가 결합될수록 이런 사회공학적 공격의 정교함이 극단적으로 높아진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4. 기업이 지금 갖춰야 할 보안 원칙

그렇다면 AI 에이전트를 도입하려는 기업은 어떤 보안 원칙부터 갖춰야 할까요.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핵심 원칙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최소권한 원칙 (Least Privilege)

AI 에이전트는 맡은 작업을 처리하는 데 꼭 필요한 최소한의 권한만 부여받아야 하는데요. 예를 들어 회의 일정을 예약하는 에이전트라면 캘린더 API에 대한 쓰기 권한만 가져야 하고, 회사 이메일 서버나 고객 데이터베이스에는 접근할 수 없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관리자 권한을 부여하는 경우는 어떤 상황에서도 피해야 하죠.

2> 인간 개입 검증 (Human-in-the-Loop)

금융 이체, 인프라 변경, 접근 권한 부여처럼 영향이 큰 작업은 에이전트가 독단으로 실행하지 못하도록 명시적인 사람의 승인을 거치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중간 수준의 영향을 미치는 작업이라면 실행 후 비동기 알림을 통해 취소가 가능하도록 구성하는 방식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3> 행동 모니터링과 감사 추적

에이전트가 어떤 프롬프트를 받았는지, 어떤 추론 과정을 거쳤는지, 어떤 도구를 사용했는지, 어떤 데이터를 조회했는지를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모니터링해야 하는데요. 변경 불가능한 감사 추적(Immutable Audit Trail) 기능을 구축해두면 사고 발생 시 원인 분석과 책임 추적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4> 비인간 신원(NHI) 관리

API 키, 서비스 계정 등 에이전트가 사용하는 자격 증명을 하드코딩하지 않고, 안전한 비밀 관리 시스템을 통해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체계를 갖추어야 합니다. 또한 사용하지 않는 에이전트의 자격 증명은 즉시 폐기하는 절차도 함께 운영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5> 도입 전 사내 보안 정책 검토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가장 기본이면서도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이라고 느끼는데요. AI 에이전트를 도입하기 전에 사내 보안 정책이 허용하는 데이터 이동의 범위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소스코드, 설계 문서, 기획 자료 등이 외부 서버를 경유할 수 있는지에 따라 에이전트 도입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거든요.

5. 규제 환경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보안 정책이 먼저여야 하는 이유는 기술적인 측면만이 아닌데요. 규제 환경도 이미 빠르게 변하고 있어서, 준비되지 않은 기업은 법적 리스크에도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에서는 2026년 1월 22일부터 AI 기본법이 시행되고 있는데요. 의료, 채용·대출 심사, 범죄 수사, 생체인식 등 국민의 생명·안전·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고영향 AI’에 대해서는 안전성 확보 조치 수행, 위험 관리 체계 정부 보고, AI 운영 기록 5년간 보관 등의 의무가 부과됩니다. 외부 AI 모델을 가져와 서비스에 활용하는 기업도 동일한 의무를 부담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자체 개발이 아닌 경우에도 반드시 확인이 필요합니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GDPR 등 데이터 보호 규정 위반 시 전 세계 매출의 최대 4%에 달하는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EU AI법에서도 고위험 AI에 대한 투명성 및 감사 의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요. 이런 규제들은 AI 에이전트가 사람의 명시적 승인 없이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유출할 경우 기업이 직접 법적 책임을 지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보안 정책의 수립이 선택이 아닌 컴플라이언스의 기본 조건이 되고 있습니다.

포춘 100대 기업의 60%가 이미 AI 거버넌스 책임자를 선임할 계획이라는 가트너의 예측도 이러한 흐름을 잘 반영하고 있는데요. 대기업의 계약 요건이나 사이버 보험 가입 조건에서도 AI 에이전트 보안 정책 보유 여부를 따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도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무시하기 어려운 변화입니다.

6. 맺음말

오늘은 AI 에이전트가 기업 환경에 빠르게 확산되는 현황과 함께, 왜 도입보다 보안 정책이 먼저여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정리해보면 AI 에이전트의 자율성은 업무 효율을 극적으로 높여줄 수 있지만, 동시에 프롬프트 인젝션, 기계 내부자 위협, NHI 탈취, 공급망 공격 등 기존 보안 체계로는 탐지하기 어려운 새로운 위협을 함께 가져옵니다. 실제 사례에서 보듯 피해 규모가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사고가 이미 현실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도입의 속도만큼 준비의 깊이도 중요하다고 느껴지는데요.

개인적으로는 기술 도입 자체를 늦추기보다, 최소권한 원칙과 인간 개입 검증 체계를 먼저 갖춘 뒤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고 안전한 접근이 아닐까 싶은데요. AI 에이전트 전성시대에 경쟁력을 갖추면서도 리스크를 통제하려면, 보안 정책을 기술 도입의 조건으로 삼는 문화부터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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